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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하인과 새끼줄

 두 하인과 새끼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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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섣달 그믐이니,

약속한 대로 자네들은 내일부터 자유의 몸일세"

주인이 하인들을 불러놓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부탁이 있네.
오늘밤 이 짚으로 새끼를 좀 꼬아주어야겠네.


아마 이 일이 우리 집에서 하는 마지막 일이
될 걸세. 될 수 있으면 가늘고 질기고 길게
꼬아주면 좋겠네. 꼭!"

주인이 들어가자 한 하인이 불평을 늘어놓았습니다.
"참, 악질이구만. 마지막까지 부려 먹으려드니 .....
섣달 그믐날에 일 시키는 주인이 어디에 있담."

그러나 또 다른 하인은 부지런히 새끼를 꼬면서
그를 나무랬습니다.

"여보게, 불평은 그만 하게.
세상에 우리 주인 같은 분이 또 어디 있나.
게다가 내일부터는 우리를 자유의 몸이 되도록
해주시지 않았는가.
마지막으로 시키는 일이니 잘 해드리세."

그는 주인이 시키는 대로
아주 가늘고 질기고 길게 새끼를 꼬았습니다.
그러나 불평을 하던 하인은
새끼를 대충 굵게 꼬고는 잠을 자버렸습니다.

다음날 아침 주인은 두 하인을 불러놓고
작별인사를 나누면서 다음과 같이 말을 했습니다.

"여러 해 동안 내 집에서 고생이 많았네.
자네들이 열심히 일해준 덕분에 우리 집 살림은
많이 늘어났네.


이제 자네들을 그냥 보내기가 섭섭해 선물을 좀
주려고 하네.
어제 밤에 꼰 새끼들을 가져오게.


그리고 광문을 열고 항아리 속에 있는 엽전을
새끼에 꿰어 가져가게.
그 돈으로 잘들 살기 바라네."

밤새 착실하게 새끼를 꼰 하인은
많은 엽전을 기쁘고 즐겁게 새끼에 꿸 수 있었지만,
불평불만만 늘어놓은 하인은
자신이 꼬았던 새끼가 굵고 짧아서
엽전이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제사 후회하며 억지로 엽전을 집어넣어 보았지만,
그나마도 새끼가 엽전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자꾸 끊어지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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