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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어렸 적 동수맥 집은 밤이 많았다
밤이 아람이 버러지기 시작하면 밤 딸 준비를 한다
가을이면 머슴이 싸리로 역은 커다란 삼태기를 지개위에 얹고 긴장대를 끌며 밤을 따라간다
나도 종댕이를 허리에 차고 따라갔다
종댕이에는 알밤을 줍고 나무를 꺽어 집게를 만들어 밤송이를 삼태기에 담곤 했다
밤나무는 앞산 뒷산 낮은 산비탈 또는 언덕 위 밭가 개울가 여기저기 있었다
섬봉이는 우선 밤나무 밑 풀을 깍아 떨어진 밤송이를 줍기 편하게 만들어 준다
일손이 모자라면 사람을 불러 함께 밤을 땄다
밤을 따다가 뒷마당 한켠에 모아 그 위에 풀을 베어 덮어논다
공기가 닿지 않도록 삽으로 쳐서 꼭꼭 눌러 놓고 약 7-10일 후에
밤 송이가 물럴물렁 해지면 덮어 논 풀을 걷어내고 밤을 깐다
호미나 낮으로 밤송이를 꺼내 앞발로 밤송이를 누루고 밤을 꺼내낸다
풋밤송이는 반듯이 배꼽을 찾아 벋겨야 까지지 아무데나 눌러 벋기면 잘 안까진다
밤을 깔때도 온동리 여자들이 와서 함께 밤을 까주곤 했다
나는 욕심이 많아서 남들보다 더 많이 밤을 까는 것을 좋아해 손놀림을이 빠르다
후에 큰언니에게 들은 얘긴데
내어머니는 내 밤그릇에 나몰래 밤을 더 갖다 부어주사곤 하셨다한다
나는 샘이 많아 남보다 못하면 울어버렸다한다
밤이 많을 때에는 30여가마가 넘는 것 같았다
벌레먹고 못난 밤은 큰 가마솥에 삶아 두련두련 동리 사람들과 까먹던 생각이 난다
우리 어머니는 손이 크셔서 밤을 삶을 때도 두어말을 삶고
한 앞에 한대접씩 삶은 밤을 퍼주어 실컷 먹게 하셨다
밤 저장은 구덩이를 깁게 파고 간신히 손하나 들어갈 정도로
입구를 만들고 전체를 두터운 흙으로 막는다
거기에 알밤을 넣고 나무잎재와 모래를 넣어 보관을 했다
먹고 싶을 때 손을 넣어 밤을 꺼내곤 했다
밤은 벌래가 잘먹으니 재로 병충을 방지 한 것 같다
지금 내나이 70 어언 반세기전 추억을 더듬어 본다
지금은 밤을 따지 않고 알밤만 줍는다
일손이 부족하여 떨어진 알밤만 줍는다
그것도 부지런하여야 내밤나무의 밤을 줍지 남들의 몫이 되여버렸다
새벽주터 밤을 줍어가는 사람들이 밤나무 밑을 지키고있다
팔당 근처에 야산이 있어서 가을이면 주인과 밤을 줍으로간다
산을 한바퀴 돌면 둘이 알밤을 한말씩 줍곤했다
야생밤이라 유난히 고소 하고 맛이 좋았다
험이라면 벌래먹은 밤이 많다
요즈음 밤을 따러가면 남들이 먼저 산에서 밤을 따고 줍어간다
산주인인 우리는 밤나무 위에 올라간 타인을 보고
"왜 남의 밤을 따가느냐 ?"
고 나무라면 오히려 상대는 험상궂게
"당신이 주인이요?"
"내가 이산 주인이요"
하고 남편이 대답하니 그는 태연히
"그럼 나도 주인이요..."
하며 계속 밤을 따고 있었다
그후론 우리 내외는 남들이 내산에서 밤을 따도
다투기 싫어 아무말없이 함께 알밤을 줍어 오곤한다
요즘엔 산앞에 자가용을 하루종일 대여 놓고
밤이 떨어지면 날쌔게 밤을 줍어가는 사람이 생겼다
날마다 좋은 날 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