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어머니의 혼수 박달나무 함지박
미국에서 계영이가 나왔다.
반가왔다.
오늘 3월 31일은 <제42회 한국미술협회전> 작품 제출일이라 한가람 미술관에서 만나기로 했다.
나는< 튜립> 4호 소품을 전시회에 냈다.
근처 보리밥집에서 깡보리밥을 대접 했다. 보리밥 한식을 계영이도 좋아했다. 특히 된장찌개가 맛있다고 했다. 둘이는 보리밥에 여러 가지 나물과 고추장 참기름을 넣고 밥을 비벼 먹었다.
그런대로 맛이 좋았다.
계영이는 사범학교 동창이다. 미국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거기서 50여 년 간을 살아 미국 시민이 되었다. 최근에는 부모님과 가족의 제사를 모시러 1년에 두번 다녀간다.
한식 때가 돌아오니 묘소에 참배하러 왔다한다.
전세 집을 얻어 놓고 한국에 오면 한 두 달을 묵다가 가니 호텔보다 친척집보다 전세 집이 편하다고 했다. 논현동에 집이 있어 함께 들렸다.
집에는 간단한 세간이 있고 제기를 보자기에 싸놓고 그 위에 옛 함지박이 있었다.
그의 어머니가 시집가면 줄려고 만들어 기름칠을 하셨던 박달나무 함지박이라고 했다.
미국에서 둥지를 트니 함지박은 친정에 두고 갔다한다.
계영의 어멈님이 외동딸 시집 가면 줄려고 층층이 함지박을 만들어 기름칠을 하여 길들이던 정성이 느껴졌다.
우리의 어머니들은 딸이 장성하여 시집가가게 되면 줄려고 미리 혼수를 장만하신다.
어머니의 사랑이 크게 닥아온다.
날마다 좋은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