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통령표장의 무늬는 금빛의 봉환 한 쌍과 무궁화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이문양을 안쓰고 바꾸기로 했다고 전한다
금빛 찬란한 봉황 한 쌍과 무궁화가 대통령표장으로 채택된 것은 1967년 박정희 대통령이 재선되던 해였다. 무궁화는 1963년 국가문장으로 제정된 것이고 여기에 봉황을 더해서 대통령표장을 만든 것이다.
동양의 상징체계에서 봉황은 황제의 표상인 용보다 한 단계 낮은 제후의 상징이다. 중국의 천자에 맞설 수 없는 조선의 임금은 용이 아닌 봉황을 상징으로 삼았고 폐하가 아닌 전하란 호칭을 쓰고 황제가 입는 황포를 못 입고 제후가 입는 청포를 입었다.
조선이 중국과 사대관계를 단절하고 대한제국을 선포하면서 고종은 양복을 입고 황제즉위식을 가졌고 폐하라는 호칭을 사용했으며 옥새의 장식도 거북에서 용으로 바꾸었다.
대한민국에서 봉황이 국가원수의 상징으로 채택된 것은 대한제국보다 한걸음 후퇴한 셈이 된다. 이런 유래를 살핀다면 봉황문양은 그다지 잘된 선택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도 민주국가의 대통령에게 봉건시대 제왕의 상징을 그대로 빌려다 쓰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일이다.
이런 이유에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봉황과 무궁화로 된 대통령표장을 안 쓰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의전이나 경호의 규범은 하향경직성이 있다, 한번 높여 놓고 강화해 놓으면 낮추거나 완화하기가 쉽지 않다. 오직 대통령 본인이 지시해야만 바꿀 수 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각하'란 호칭을 쓰지 말도록 지시했다. 원래 이 호칭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우리의 국왕을 폐하나 전하로 부르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낮추어 부르기 위해 사용한 말이다.
궁궐 사찰 등 우리 전통 건축물에서 각(閣)은 전(殿), 당(堂), 합(閤) 보다 작은 건물이다. 각하는 궁전이 아닌 조그만 집에 사는 귀인을 일컫는 말이다.
해방 후 각하란 호칭은 아무 반성 없이 대통령 장관 장성들에게 두루 사용되었다. 63년
궁극적으로는 정부수립 60년을 맞아 국가 문장체계 전부를 시대에 맞게 새로 디자인하는 것도 시도해봄 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