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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형과 아우

형과 아우

 까치가 뒷산에서 요란하게 우지진다. 까치들의 울음소리가 여느 때와 다르다. 평소에는 새들의 소리가 듣기 좋았는데 오늘은 유난히 시끄럽고 무슨 변고가 있는지 울음소리가 심상찮다.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는데 유근은 술이 덜깬 몽롱한 가운데 시끄러워 덫문을 닫으라고 꼬마에게 말한다. 해가 중천에 이르지만 어제 저녁 먹은 술 탓인지 머리가 무겁다.
방안에서 뒤척이다가 정신을 차려야겠다고 생각이 불현듯 나서 툇마루로 나와 앉아 까치들이 어미를 따라 모이를 쪼는 광경을 본다.
 
까치들도 싸움을 자주한다. 제 먹이를 뺏으려는 동료를 부리로 쫀다. 한갓 미물이라도 생존에는 양보가 없다. 먹이 빼앗기 집 빼앗기 동리가 떠나갈 듯 요란하다 거기에 개들도 덩다라 따라 짖는다.
저 건너 편 미루나무 위에 어미 까치가 어린 새끼들을 몰고 마당까지 와서 개가 먹다 흘린 밥알을 주워 먹으면 개가 사납게 뒤쫓는다. 어미 까치가 새끼들과 날개 짓을 하며 총총 뜀박질 하듯이 날아 간다. 까치들이 개밥을 먹으로 자주 온다. 까치와 개는 먹고 쫒기고가 연속이다.
간밤 비바람이 불더니 까치 둥지가 바람에 날려 집 잃은 까치들이 울부 짖는다. 미루나무 한 그루에 두 채의 까치집이 있었는데 간밤에 한 둥지는 완전히 날아가고 둥지 하나는 반파되어 까치들이 나뭇가지를 입에 물고 집을 보수한다.
“편지요ㅡ” 하는 소리를 듣고 까치가 울면 편지가 온다더니 정말 편지가 왔구나 하면서 손짓으로 편지를 가지고 오라고 꼬마부인에게 손짓한다. 우체부가 편지를 전하고 간다.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더니 까치가 요란히 울더니 유정에게서 편지가 왔다.
반가웠다. 전번에 부친 돈을 잘 받았다는 답서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고 편지 겉봉을 뜯으면서 생각한다. 서울에 살면 돈이 얼마나 필요 할 가?. 마음 같아서는 더 많이 흡족하게 보내주고 싶은 것이 유근의 마음이다. 더 많이 다음에 돈을 더 보내주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을 한다.
편지 겉 봉투를 뜯으니 두툼한 편지지가 나왔다.
재빨리 편지를 열어보다가 유근은 얼굴색이 하얗게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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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봉투 안에는 편지지가 20장이 들어 있는데 <> 한 자만 각각 커다랗게 써 있었다.
유근은 머리 속이 갑자기 텅 비면서 어질 하였다. 편지가 손에서 떨어져 마당으로 흩날려가
는 것조차 의식 못했다. 한함 후에 정신이 돌아온 유근은 동생 유정이 온전한 정신으로 편지를 보냈을까 아니면 정신이상이라도 생긴 병고라도 있는 건가. 돈 때문에 실성을 한 것일까
미친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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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롭다.>
마루바닥을 주먹으로 쳐본다.
유근 자신도 낙향하여 과거를 후회하면서 하루하루를 고통 속에 살아가는데 사랑하는 동생 유정 만큼은 무엇이던지 원 없이 잘 해주고 싶었다.


놀기 좋아하는 유근은 일본 서장과 친구들 18명이 사냥을 갔다. 술 기운에 일본 서장과 옷을 바꿔 입고 독립만세를 불렀다. 술이 깨고 나서 일본 서장이 18명 모두를 잡아 감옥에 가두었다. 그 때 18명의 사식을 유근이 집에서 꼬마부인이 서사를 시켜 넣어주었다.
재산이 축났다. 그래도 유근은 동생들은 일류로 공부시키고 싶었다. 붓 글씨 한문 하모니카 바이올린을 가르쳤다. 누이들의 조혼의 실패로 나이 어려 세상를 뜨는 누이를 보면서 죽어가는 누이를 업고 마당을 서성이었다. 불쌍해서 한잔, 속이 타서 한잔 술을 먹었다.
독립만세 사건 이후 재산이 축이 났다.
유근은 잃어버린 재산을 보충하고 돈을 벌고 싶었다. 주위에서 미두를 권했다. 미두가 돈을 많이 번다는 유혹을 받았다. 술 좋아하고 친구와 어울려 놀기만 하던 유근이 미두 일년만에 집이 날라가고 전답이 줄었다. 낙향하여 농사를 지으면서 마음을 달래고 열심히 가사를 돌보고 있다. 그런대로 재기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며 열심히 농사일을 돌보았다.

며칠 후에 유정이 편지를 또 보냈다
분가 해달라고 분가를 안 해주면 재판을 해서라도 분가를 하고 싶다고 했다.
형제가 실내면 고향집에서 재산을 나누기로 했다. 삼등분 하기로 하고
첫째 부인에게 한몱, 유정에게 한 몫, 꼬마 첩실에게 한몫,
그리고 윗대 증조 할아버지 병선 ,고조 할아버지 김기순, 조부 김익찬, 부친 김춘식까지 합하여  오대 조상 묘 30여기를  화장을 했다.
춘천에서는 한달 가량 검은 연기가 하늘로 솟아 올랐다 한다.
춘천에서 조상의 묘를 파헤쳐 화장을 하면 김 도사 댁처럼 망한다고 소문이 지금도 떠돈다.


 
큰 외삼촌 유근 아저씨는 바랭이 등짐 하나 메고 절룩이며 어디론가 유람을 떠났다.

작은 외삼촌 유정은 분가하여 받은 재산을 술로 다 없애고 폐결핵과 치류로 고생을 하다가 30세도 못 채우고 세상을 떠났다.
유정이 남긴 소설 30여편은 그의 부친이 꾸었던 용꿈처럼 하늘로 올라가다가 빛을 다발하지 못하고 용이 땅으로 떨어졌다고 수명이 짧을 것이라고 한 말처럼 단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