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억의 조각들을 이어 붙이는 희망의 화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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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유필근, 인생의 심연 끝에서 추억의 편린 찾다
- 문슬아 기자 eco@ecomedia.co.kr | 2014-06-11 10: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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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대왕 / 100호 / 우표 mixed media |
유 화백 자신이 받은 평생의 편지에서 따로 떼어 낸 우표를 붙여서 만든 콜라주 형태의 추상미술. 캔버스 80호에 각기 다른 우표가 약 3천여 장이 들어있다.
우표 한 장 한 장 마다 각기 다른 사연이 숨바꼭질을 한다. 살아오면서 스쳐왔던 수많은 발신자들의 언어가 함축돼 녹아있다.
그는 이 작품을 바라볼 때마다 옛 기억을 떠올려 본다고 말한다. 이 작품의 이름은 '추억의 편린'이다.
그는 10여 년 전에 대장암 판단을 받았다. 항암치료와 더불어 2년간 항암약을 매일같이 먹어야 했었는데, 그 고통이 너무 심해 차라리 죽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한다.
그는 약을 모두 갖다 버린 후 죽음을 기다리며 삶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 그동안 받은 편지들을 정리하면서 우표만 떼어낸 후 편지는 모두 불태웠다고 한다. 다양한 가지 수의 우표들을 한 장 한 장 정리하면서 그는 자신을 지난 날로 되돌려놓기도 했다.
2000년 봄, 죽음을 기다리는 시간, 무의식의 가장자리에서 부유하는 옛 시절의 조각들이 파편처럼 남은 우표들.
그리고 2005년, 캔버스 중앙에 '사슴가족'을 그리고 북쪽에 현무, 남쪽에 주작, 동 청룡, 서 백호의 오방색으로 밑그림을 그린 후 그 위에 약 5㎜ 짬으로 우표를 붙여 콜라주로 표현했다. 우표들의 작은 틈새로 밑그림이 묻어나와 옵티컬 아트가 됐다.
이 작품은 2007년 KPAM(Korea Professional Artist Mall Festivalval) 대한민국 미술제에 출품하면서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관람객 중에는 작품 앞에 가까이 가서 자기가 소장한 우표를 찾아보고 비교해 보며 반긴 이들도 있다. 당시 최병식 미술평론가는 우표를 이용해 작품을 하는 작가는 유필근 화백이 세계최초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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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귀모란 / 30호 / 우표 mixed media |
우표들의 공백으로 비취는 밑그림의 속살
두 세계의 만남 속에 묻어있는 철학적 사유
유 화백은 최근작에서 우표를 회화에 차용해 현대미술의 옵티컬리즘(opticalism)형식과 팝아트(pop-art)적인 조형활동으로 독자적인 미술세계를 확장시켜왔다.
그는 한국의 전통을 바탕으로 철학적인 사유와 서양의 투시 입체적 기법으로 접목된 미래지향적인 작품을 구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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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유정/ 60호/ 우표 mixed media |
처음 80호 작품 세종대왕을 작업하는 데는 2800여장의 우표가 들어갔다. 지금까지 작품에 사용된 우표는 수 만장이 된다고 한다.
때론 우표가 부족해 '나만의 우표'를 주문 제작해 작업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 '아이들과 석류'다.
그는 우표 콜라쥬가 액자형식으로 둘러싸인 가운데 카라 꽃을 놓기도 하고, 성경의 '오병이어'이야기를 표현하기도 하는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냈다.
화판의 밑그림은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답다. 그 위에 덧붙여진 우표의 나열이 추상적으로 보인다.
우표와 우표 사이의 공백에 비치는 밑그림의 은은한 속살과 겉면에 우표의 모자이크한 조화로 차원이 다른 두 곳을 꿈꾸듯 색다른 이미지를 갖는다. 멀리서 보면 조형적인 아름다움이 회화적으로 재해석됨으로 실체보다 더한 미적 쾌감을 맛볼 수 있다.
한편, 유 화백은 우표를 사용하기 전에도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 새로운 형식의 작품을 끊임없이 시도해왔다.
이전에는 석채(돌가루)를 이용한 작업을 많이 했다.
특히 색을 입힌 돌가루를 캔버스 위에 흩뿌려 표현한 카라 꽃은 은은한 파스텔 색채를 띠며 보는 이로 하여금 몽환적이면서도 따뜻한 분위기 속으로 끌어들인다.
'추억의 편린'을 계기로 현대미술의 세미앱스트랙(Semiabstract)형식과 팝아트를 넘나들며 작품을 전시해 온 그에게 앞으로 계속 우표를 사용한 작업을 할 것인지에 대해 질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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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필근 화가 |
유필근 (兪弼根, You Pil Keun) 화백은
▲ 2014 Seoul Open Art Fair ▲ 2013 Fountain art fair AT the Armory New York ▲ 2012 7th Aisa International Arts & AntiquesFair, 제24회 개인전 Galerie Metanoia 파리 ▲ 2008 제18회 골든아이 아트페어 코엑스
▲ 2007 제15회 개인전 아름다운 삶전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 1994 TIAS ,三田, 다가라스카 초대 개인전 ▲ 1987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 국립현대미술관 ▲ 1981 TOKYO INTERNATIONAL ARTS ASSOCIATION금상 ▲ 대한민국미술협회회원. 대한민국문인협회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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