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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억년 이상 장수하는 별들도 죽는다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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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별들은 초속 수㎞의 무시무시한 속도로 성단 중심부를 떠나 가장자리로 향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입증됐다고 스페이스 닷컴이 4일 보도했다. 우리 은하 안에는 적어도 2000억 개, 많게는 4000억 개의 별들이 있다. 이들 대부분은 살아있는 별이지만, 죽은 것도 있고 죽어가는 것도 있다. 살아있는 별이라 함은 스스로 빛을 내는 것들이요, 죽어가는 것은 빛을 서서히 잃어가는 것을, 그리고 죽은 별이라 함은 더 이상 빛을 내지 않는 것을 말한다. 별이 빛을 내는 이유는 중심에서 핵융합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핵융합이란 가벼운 원소가 뭉쳐 무거운 원소가 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엄청난 에너지가 만들어지고, 그 에너지가 빛이 되어 사방을 밝게 비춘다. 핵융합이 더 이상 불가능해진 별은 에너지 생성도 멈추면서 수명도 다하게 된다. 그렇다고 별이 당장 빛을 잃어버리는 것은 아니다. 식는 데도 어느 정도 시간이 걸려 서서히 희미해진다. 완전히 죽은 별은 빛을 발산하지 않아 과학자의 연구 대상으론 부적합하다. 빛을 내지 않아 아예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죽어가는 별을 연구함으로써 죽은 별들의 상태를 ‘추정’할 뿐이다. 이때 늙은 구상성단은 죽은 별과 죽어가는 별들을 연구하는 데 가장 적격이다. 그중에서도 ‘NGC 6397’이라 불리는 구상성단이 가장 적합한데,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구상성단에 속하면서 나이도 많아 늙어 죽은 별과 죽어가는 별들을 함께 갖고 있다.
캐나다의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 연구진이 허블우주망원경으로 관측한 것도 이 구상성단이다. 이들의 연구 목적은 무게가 다른 별들이 서로 어떤 공간적 분포를 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일이었다. 애초 연구진은 무거운 별들이 당연히 성단의 중심에 몰려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가벼운 별과 무거운 별이 서로 부딪치거나 스쳐 지나가면 무거운 별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지만 가벼운 별은 변두리로 튕겨 나갈 것으로 예측했다. 마치 트럭과 승용차가 부딪치면 트럭은 별 영향을 받지 않지만 가벼운 승용차는 멀리 튕겨 나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생각했다. 어떤 별이 무거운 별인지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죽어가는 별들, 즉 수명이 짧은 별들이 무거운 별들이기 때문이다. 무거운 별은 핵융합이 지나치게 잘 일어나 몇 백만 년 내에 핵융합을 끝마치는 반면, 가벼운 별은 핵융합이 너무 천천히 일어나 현재의 우주 나이인 140억 년보다 훨씬 더 오래 살 수 있다. 그래서 소위 백색왜성이라 불리는 죽어가는 별들이 성단의 중심에 몰려있는지 확인하면 된다. 그러나 관측자료를 확인하던 대학원생 데이비스는 정반대의 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다. 죽어가는 별들이 성단의 중심부가 아닌 변두리에 몰려있었던 것이다. 그 원인은 별들이 로켓 현상을 일으키기 때문이라 추정된다. 무거운 별은 백색왜성이 되기 전에 한동안 서로 반대의 두 방향으로 마치 로켓처럼 물질을 분출하는데, 양 방향으로 분출하는 물질의 양과 속도가 서로 다르면 마치 로켓처럼 한쪽 방향으로 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이론은 이미 30년 전에 제기된 것이다. 당시에도 성단 중심에 왜 무거운 별이 별로 없는지 의심하고 있었다. 단지 그때는 변두리에 무거운 별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을 뿐이다. 따라서 이번 성과는 30년 전 찾지 못한 무거운 별, 즉 죽었거나 죽어가는 별들이 로켓 현상으로 변두리에 가있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