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해인

[법정스님 입적] 이해인 수녀 “법정 스님께…” [법정스님 입적] 이해인 수녀 “법정 스님께…” 법정 스님께 이해인 언제 한번 스님을 꼭 뵈어야겠다고 벼르는 사이 저도 많이 아프게 되었고 스님도 많이 편찮으시다더니 기어이 이렇게 먼저 먼 길을 떠나셨네요. 2월 중순, 스님의 조카스님으로부터 스님께서 많이 야위셨다는 말씀을 듣고 제 슬픔은 한층 더 깊고 무거워졌더랬습니다. 평소에 스님을 직접 뵙진 못해도 스님의 청정한 글들을 통해 우리는 얼마나 큰 기쁨을 누렸는지요! 우리나라 온 국민이 다 스님의 글로 위로 받고 평화를 누리며 행복해했습니다. 웬만한 집에는 다 스님의 책이 꽂혀 있고 개인적 친분이 있는 분들은 스님의 글씨를 표구하여 걸어놓곤 했습니다. 이제 다시는 스님의 그 모습을 뵐 수 없음을, 새로운 글을 만날 수 없음을 슬퍼합니다. '야단맞고 싶으..
이해인 가을 노래 이 해 인 가을엔 물이 되고 싶어요 소리를 내면 비어 오는 사랑한다는 말을 흐르며 속삭이는 물이 되고 싶어요 가을엔 바람이고 싶어요 서걱이는 풀잎의 의미를 쓰다듬다 깔깔대는 꽃 웃음에 취해도 보는 연한 바람으로 살고 싶어요 가을엔 풀벌레이고 싶어요 별빛을 등에 업고 푸른 목청 뽑아 노래하는 숨은 풀벌레로 살고 싶어요 가을엔 감이 되고 싶어요 가지 끝에 매달린 그리움 익혀 당신의 것으로 바쳐 드리는 불을 먹은 감이 되고 싶어요 이해인 수녀 본명 이명숙 1945년 강원 양구 출생 수녀님의 건강을 빕니다
용서의 비밀 용서의 비밀 산다는 것은 날마다 새롭게 용서하는 용기 용서받는 겸손이라고 일기에 썼습니다. 마음에 평화가 없는 것은 용서가 없기 때문이라고 마음에 기쁨이 없는 것은 사랑이 없기 때문이라고 나직이 고백합니다. 예수님도 말씀하시데요.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하라고 마음에 드는 사람뿐 아니라 원수까지 사랑하는 법을 배우라고 이렇게 노력하다 보면 하늘 문 가까이 이를 수 있겠지요? 수백 번 입으로 외우는 기도보다 한 번 크게 용서하는 행동이 더 힘 있는 기도일 때도 많습니다. 누가 나를 무시하고 오해해도 용서할 수 있기를 누가 나를 속이고 모욕해도 용서 할 수 있기를 간절히 청하며 무릎을 꿇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기쁨은 용서하는 기쁨 용서 받는 기쁨입니다. 이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