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 로랭생과 잊혀진 여인
마리 로랭생과 잊혀진 여인
불란서의 화가 마리 로랭생 잊혀 진 여인이란 시에서
권태로운 여인보다 더 불쌍한 여인은
슬픔에 젖은 여인입니다.
슬픔에 젖은 여인보다 더 불쌍한 여인은
불행을 겪고 있는 여인입니다.
불행을 겪고 있는 여인보다 더 불쌍한 여인은
병을 앓는 여인입니다.
병을 앓고 있는 여인보다 더 불쌍한 여인은
버림받은 여인입니다.
버림받은 여인보다 더 불쌍한 여인은
쫓겨난 여인입니다.
쫓겨난 여인보다 더 불쌍한 여인은
죽은 여인입니다.
죽은 여인보다 더 불쌍한 여인은
잊혀 진 여인입니다.
라고 썼다.
[출처] 불쌍한 여인|작성자 초로인
마리 로랑생의 예술과 사랑
이번에 소개할 화가는 20세기 초 프랑스 화가인 마리 로랑생 ( Marie Laurencin )인데요.
우리에겐 " 미라보 다리" 란 시로 유명한 기욤 아폴리네르의 연인으로도 유명하죠.
그녀는 아폴리네르때문에 더 유명해진 감도 있긴 하지만, 당시가 여류 화가의 능력이 평가 절하되던 분위기여서 그렇지, 그녀는 그당시 다른 남자 화가들 못지않게 충분한 재능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진정 재능이 있기를 항상 기도하며 그림을 그렸다는군요.)
그 어느 사조에도 속하지 않는, 개성있는 그녀의 작품들은 여성만의 감수성과 시대적 분위기를 섬세하고 감각적으로 잘 드러내고 있는데요.
그녀의 우아하면서도 신비로운, 아름다운 그림들은 사람의 예민한 감성을 자극하며 마음을 묘하게 잡아끄는 힘이 있습니다.
먼저 아폴리네르가 등장한 그녀의 그림부터 소개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마리 로랑생의 " 아폴리네르와 그의 친구들 " 이란 작품입니다.
그녀는 자신 주변의 예술인, 가까운 지인들을 주제로 그림을 많이 그렸는데요.
아폴리네르는 그녀의 연인이기에 그와 사귈 당시 더 자주 등장합니다.
그녀는 몇몇의 정물, 풍경화를 빼고는 거의 인물화만을 그렸죠.
그녀가 이렇게 인물화에 치중한 것은 아무래도 로트렉과 마네의 작품에 감화를 받아 회화를 시작한 영향이 큰데요.
그당시 인물들의 특징을 예리하게 잡아내는 인물 묘사는 로트렉의 영향을 받은 듯하고 분위기와 배경은 당시 부르주아의 삶을 그린 마네의 영향을 받은 것도 같습니다.
그녀는 아폴리네르로 인해 유명해지고 파리 사교계와 예술인들과의 교분이 넓어졌긴 했지만 원래 당시의 전위파 예술인들과 친했는데요.
이는 그녀의 목표를 도자기 도안에서 회화로 이끈 선생님, 조르쥬 브라크로 인해
바또 라부아르 ( (Bateau-Lavoir) 세탁선 : 몽마르트의 세탁선처럼 생긴 아파트, 풍차로 전기를 공급할만큼 건물이 낡아서 가난한 예술가들의 아지트로 쓰였음.)
에 있는 그당시 입체파를 주창하는 전위파 화가들과 교우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그들 사이에서 전위파 화가들의 뮤즈라 불리며, 재미있고 사랑스러운 요정같은 존재로 자리잡았죠.
그러기에 피카소는 로랑생에게 그들의 이론을 뒷받침해주고 있던 아폴리네르를 자연스럽게 소개시켜줬는데요.
다 같은 사생아였던 불행한 태생적 공감 때문인지 전위적인 예술적 합치 때문인지 그때부터 로랑생과 아폴리네르는 불같이 뜨거운 연애를 시작합니다.
그 둘이 사귀면서 서로의 예술에 영감을 주며 발전적인 관계가 되었는데요.
이들의 관계는 아폴리네르가 앙리 루소를 돕기위해 부탁한 " 시인에게 영감을 주는 뮤즈" 라는 작품을 통해서도 잘 알 수 있습니다.
( 루소의 작품에서의 로랑생과 아폴리네르는 인상이 원래보다 좀 강하네요.)
그녀는 아폴리네르를 통해 첨단 사조를 받아들이게 됨으로써 자신의 작품 세계에 발전시켜 독특한 개성을 지닌 화가로 커나가게 되었죠.
아폴리네르는 그녀의 천부적인 재능에 대해 " 마리 로랑생은 회화라는 중요한 예술에서 완전한 여성적인 미학을 표현 할 수 있었다. " 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녀의 작품엔 이 모든 것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죠.
이 작품을 보면 피카소와 브라크의 면분할, 구성, 색조 등을 볼 수 있는데요.
아폴리네르의 옆에 있는 여인의 얼굴은 피카소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여인같기도 합니다.
이렇게 그녀는 입체파의 영향을 확실히 많이 받았지만 나머지 평면적이면서 정적이고도 묘한 동양적인 얼굴에서 그녀만의 개성이 확실 느껴지기 시작하는데요.
작은 면으로 분할되던 입체파의 인물과는 달리 인물과 똑같이 그리진 않았어도 간략한 가운데 현실의 이미지에 충실합니다.
색조도 비슷하지만 훨씬 맑고 가볍게 느껴지고요.
이 그림은 입체파의 기본틀을 바탕으로 전혀 다른 그녀만의 개성이 덧부쳐져 감각적이면서도 유연한 새로운 미술에의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붉그스름한 장미빛 조명을 화려하게 받은 묘한 표정의 얼굴들은 무르익은 분위기를 반영하고 과감한 둥근 곡선들은 그곳 분위기의 흥겨움을 잘 나타내고 있는데요.
이 그림을 보면 당시 새로운 기법으로 묘사된 세련된 당시 파리의 공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죠.
이번에는 로랑생의 개성이 더 잘 드러나는 작품을 소개하겠는데요.
이 작품은 역시 마리 로랑생의 " 강아지와 여인" 이라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위의 작품보다 나중에 그려진 작품으로 그녀만의 개성이 더 무르익고 잘 살아나고 있는데요.
그녀 특유의 소녀적 감수성, 시대적 서정과 밝은 회색, 엷은 분홍색, 밝은 청색을 주조로한 깊이있고 감미로운 파스텔 톤이 우아하며 품위 있는 프랑스적 색조로 보여지며 그녀의 개성을 확실히 드러내 줍니다.
그녀는 파리의 여인과 소녀들을 통해 이를 더 잘 표현했고요.
이 그림의 소녀들을 보면 그 우수 어리고 신비한 눈이 인상적인데, X 파일의 외계인처럼 검은 자위만 있는 눈이라 좀 무섭기도 하지만, 헝겊 인형의 눈 같아서 묘하고도 신비한 소녀의 이미지를 가중시킵니다.
이 그림은 커텐과 보조를 맞춘 듯이 리본이 달린 하늘 하늘한 무희들의 옷을 입고, 수줍은 듯 불그레한 볼을 한 아름다운 소녀들과 함께 귀여운 강아지, 부드러운 파스텔 톤의 색조들이 이 그림을 꿈결같이 환상적이고 아름답게 만들어주고 있으나 왠지 모르게 시대의 어두움이 그림 저변에 감돌고 있는데요.
이는 엷은 파스텔 톤 색에 강하게 대비되는 심연의 검정색 때문에도 그렇지만요.
그녀가 표현하려던 어린 소녀 시절에 대한 향수 저편에는 사생아로서 어머니와 둘만 생활하던 우수도 그림 속에 함께 자리잡고 있기에 그런 것 같네요.
또한 그녀 그림의 소녀들을 보면 세기말 팜므 파탈의 반대 급부인 " 죽음과 소녀" 이미지의 청순 가련한 소녀들이 연상됩니다. 그래서인지 더욱도 그 신비하고도 어두운 분위기가 쉽게 가시지 않는데요. 그런 가운데 소녀들의 관능이 은은히 내비치죠.
( 실제로 그녀는 니꼴 구르라는 여자 애인을 사귄 적이 있기에 그녀의 그림 속의 여인들은 관능적 분위기가 묘하게 감돌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는 그녀의 작품 세계는 상징주의와 빈분리파와 일맥 상통하는 면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로랭생은 철저하게 여성만의 세계에서 이를 소화시켜내었기 때문에 확실히 다른 개성을 보여주죠.
그리고 이 그림에서는 예전보다 더욱 단순함이 느껴지는데요.
그러기에 여기서는 색조는 다르지만 야수파적 면모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해 대해 쟝 콕도는 그녀를 "야수파와 입체파 사이의 덫에 걸린 불쌍한 암사슴" 이라 폄하하며 입체파와 야수파에서 갈팡 지팡하고 있다고 말히기도 했고,
반대로 로댕은 그녀를 " 야수파의 소녀"라고 칭송하기도 했지만,
이는 다 미술 사조의 틀 안에서 그녀의 작품을 해석하려는 무모한 시도였을 뿐이었으며,
그녀는 이미 이런 사조에 갇히지 않는 새로운 미술을 창조하고 있었죠.
그녀가 가진 삶의 방식, 사고 방식, 감성, 재능은 확실히 당시 여느 사람들과 달리 독특했고, 작품은 역시 작가의 반영이기에, 그녀의 작품 세계 또한 시대를 초월하여 독창적인 것이었습니다.
이런 그녀를 제대로 알아본 앙드레 살몽은 "새로움을 창조한 이 시대의 위대한 발명가" 라는 찬사를 그녀에게 보냈죠.
마리 로랑생의 그림을 보면 부드럽고도 묘한 분위기가 매력적인 느낌입니다.
우리는 보통 남성 화가들의 강하고 자극적인 그림에 익숙하여 " 여성적이다."라는 것, " 약하다." 는 것은 왠지 그림이 안좋다는 평으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로랑생의 그림을 놓고 볼때면 과연 약하고 섬세한 것이, 여성적인 것이 진정 강하고 과감한 것보다 못한 것인지 진정 의문이 생기네요.모셔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