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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렸을 적 산꼴 우리집은 밤나무가 많이 있었습니다
산에도 밭두렁에도 많이 있었습니다
밤이 익어 아람이 들면 섬봉이가 긴장대로 밤을 텁니다
장대는 길게 자란 가는 나무를 잘라 만듭니다
나와 간난이는 알밤을 종댕이에 따로 담고
밤송이는 나무가지 찍개로 삼태기에 줍어 담습니다
나는 샘이 많아 간난이보다 알밤을 많이 줍어야 좋아했습니다
어머니가 남몰래 알밤을 내 종댕이에 넣어주셨다는 것을
훗날에 언니에게 들어 알았습니다
따온 밤송이는 한테 모아 산처럼 쌓고 풀을 깍아 덮습니다
그것을 넉가래로 꼭꼭 두들겨 다집니다
그리고 흙을 덮기도 하였습니다
약 일주일이 지나면 밤송이가 흐믈흐믈 썩씁니다
호미로 밤송이를 꺼내 발 뒷굼치로 누르고 알밤을 꺼냅니다
동리 사람들이 우리집으로 모여 밤을 까줍니다
밤 까기는 이삼일이 걸립니다
굵고 튼튼한 밤은 따로 골라 가마니에 넣어 저장을 합니다
벌레 먹은 밤을 따로 골라 그날로 가마솥에 넣고 삶아서 나누어 멋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 어머니는 손이 크셔서 두어말씩 밤을 삶아 온 동리 살람들과나누어 먹는 것을 좋아 하셔씁니다
동리 사람들이 둘러 앉아삶은 밤을 한대접씩
들고 까먹던 먹던 기억이 납니다
알밤은 가마니에 담아 놓으면 장사꾼이 와서 가져갑니다
우리가 겨우내 먹을 것은 땅구덩이를 파서 나무잎재를 깔아 저장을 합니다
그래야 벌래가 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마당에 멍석을 펴놓고 밤을 말립니다
황률은 떡 할 때, 다식 만들 때 쓸려고 밤을 말립니다
황률은 겨울내 우리 간식 거리기도 합니다
우리 큰오라버니가 밤을 따다가 장대를 따라내려온 밤송이가
눈을 찔러 고생하신 기억도 있습니다
밤송이의 가시는 단단하고 찔리면 곪기도 하고 따가워 고생을 합니다
내몸은 넘어져서 깨지고 나무잎에 찔려 피부가 지져분 했습니다
우리 큰오라버니가 시골 전답을 정리 하고
서울로 이사를 하셔서 지금은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남이섬 밤줍기대회
내아이들이 유치원에 다닐 때 밤줍기 대회가 남이섬에서 있다고
광고 전단지가 들어 왔습니다
나는 고향집 밤따던 일이 생각나 신청을 했지요
남이섬에서는 밤을 따서 나무밑에 모아 놓고 마음대로 까 가라고 합니다
나는 밤을 잘 깝니다
남들보다 빨리 많이 깔 수있습니다
어릴적 밤까는 훈련이 잘 되여 있스니까요
그런데 우리 네식구가 남이섬에서 깐 밤은 한 되박도 못 됩니다
사람들은 많고 밤이 부족 하였기 때문에 내가 실력 발휘를 못 했습니다
하루 나들이를 즐긴 것으로 만족 해야 했습니다
그후론 나는 서울에서 앉아 밤을 사먹습니다.
지금부터 20년전에 팔당댐 근처에 땅을 샀습니다
산에는 재래종 밤나무가 많이 있어 하루 나가면 알밤을 한말 가량 줍어왔습니다
최근에는 밤을 구경을 못합니다
하루종일 자가용을 대놓고 밤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줍어 가는 무리가 생겼습니다
밤나무에 올라가 막대로 밤을 따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보다 못한 주인이 우리 밤나무인데 남의 밤을 따가면 되느냐고 했더니 다른 사람도 모두 따가는데 당신이 주인인 것을 증명 하라고 따집니다
우리는 밤을 서울에서 사먹기로 하고 밤줍기는 가끔 재미로 가기로 했습니다
밤은 조그마한 평양밤이 달고 고소합니다
거뭄다리 우리집 바같 마당가에 한 그루가 있었는데 소출이 한가마나 되였습니다
요즈음은 개량종이 나와 맛도 좋고 밤알이 굵습니다만 나는 어린 시절의 산꼴 밤맛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좋은 하루 되셔요
이미지 출처 :엠파스 열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