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두따기와 자두따기
- 앵두따기와 자두따기-
나는 부암동 집에서 정확히 27년을 살았다
2003년 남편이 타계 한후 지금 이 아파트로 이사를 왔다
프레데릭 모건 (Frederick Morgan )의 사과따기 작품을 감상하다가 부암동집이 생각난다
인왕산 밑 부암동집은 터가 넓었다
1974년 가을에 집을 사서 이사를 했는데 이 집에 큰은행나무 돌복숭아 나무 매화나무 앵두나무가 있었다
대문가에 큰 은행나무는 은행이 많이 열리어었다 이 은행나무는 해마다 잘열리는 나무 덕분에 동네 사람들이 우리집을 은행나무집이라 불렀다
돌복숭아도 고목되어 쓸어질둣 누운 자세로 열매를 많이 열리어 아침에 일어나면 뒷 마당가에 수북히 떨어져 있었다
나는 벌레먹고 농익어 떨어진 돌복숭아를 성한 것은 골라 먹었다
식구들이 벌레 먹은 것을 먹는다고 질색을 하였다
나는 매일 땅에 떨어져 파리가 끼어드는 돌복숭아를 한바가지씩 줍어 뒤밭에 버렸는데 아까운 생각도 들었다
우물가에 앵두나무는 포기가 여러갈래로 벌어 앵두가 많이 열리었다
앵두가 붉게 익으면 나는 자유의 여신상의 부케라고 이름 지어 불렀다
앵두가 빨갛게 익으면 다람쥐가 와서 따먹는다
다람쥐 가족이 왔다가면 바닥이 빨갛게 앵두살이 떨어져있다 다람쥐는 씨만 빼먹었기 때문이다
내가 지인을 만나러 외출 할때에는 예쁜 유리컵에 빨간 앵두를 담아 선물 하곤 했다
또 앵두가 하도 많이 열리어 일일히 딸 수 없기 때문에
프레데릭 모건 (Frederick Morgan )의 사과따기 작품처럼 나는 이불 홋청을 가저다가 식구들에게 네귀퉁이를 잡게 하고 가는 대나무대로 자근자근 두드려 땄다
앵두로 앵두 주스 앵두 화채 앵두 잼 앵두술을 담기도 했다
그리고 앵두씨는 직통 변비약이다
82년 일본 동경에서 전시를 하고 기념으로 자두나무 두그루를 앞마당 위 그루터기에 심었다
7년이 지나서 자두가 열리기 시작 했는데 맛도 좋았다
자두가 많이 열리니 이 역시 딸 때에는 프레데릭 모건 (Frederick Morgan )의 사과따기 작품처럼 홋청을 맞잡고 땄다 자두 파티가 열리었다
싱싱 할 때 이웃 친지와 나누어 먹던 기억이 떠오른다.
나는 유실수를 좋아한다
나는 유실수를 좋아하여 마당가에 모과나무 대추나무 배나무 석류나무 매화나무 보리수 살구 앵두나무 자두나무로 채웠다
봄이면 꽃 피워주어 기쁨 주고 때 되면 맛있는 과실을 맺어주니 일거 양득
부암동 집이 그립다
날마다 좋은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