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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것들/시사칼럼

이명박 시대의 대외관계 미전문가 4인의 진단

‘이명박 시대’ 대외관계는?…美 전문가 4인 진단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이끌 한국 정부는 대북정책 추진 과정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와 공동 보조를 취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제인 출신답게 남북 경협사업을 독자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미국 전문가들이 분석했다. 미국 내 대표적인 한미관계 전문가 4명에게 차기 정부의 대미관계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껄끄러운 양국 관계 개선”


테드 카펜터 케이토연구소 부소장
미국 조야는 이명박 당선자를 열렬히 환영할 것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껄끄러웠던 한미관계가 개선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마련됐다는 게 미국 측의 분위기이다. 미국 측은 이 당선자가 취임하면 대북정책을 적절하게 조절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지만 이 당선자가 북한과 대결하거나 북한을 고립시키는 정책을 취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이 당선자는 북한의 핵 폐기를 전제로 한 대북지원 원칙을 고수할 것이다. 이는 곧 한미 양국 정부가 다시 한 편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당선자는 한국 국민으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은 것을 바탕으로 한미 협력관계 복원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이야말로 미국이 기대하는 바다. 한미 갈등의 원인이던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서도 이 당선자가 외면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 보수정권 협력 도모”

피터 벡 북한인권위 사무총장

한국 유권자들은 이명박 당선자의 약점을 무시하고, 그의 경제적 능력에 표를 던졌다. 이 당선자는 기본적으로 실용주의자이다. 이 당선자는 북한을 코너로 밀어붙이지는 않을 것이다. 때문에 한국의 대북정책이 본질적으로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금강산 관광사업이나 개성공단 사업의 전망도 밝다. 이 당선자는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의 오른팔이었고, 현대맨답게 남북 경협 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당선자는 투명성과 철저한 상호주의 원칙을 적용할 것이다. 이 당선자는 한국이 지닌 대북 지렛대를 적절히 활용할 것이다. 미국 측 인사들은 그동안 노 대통령의 발언에 좌절감을 느껴왔다. 이 당선자가 취임하면 한미관계가 개선될 것이며 한미 양국의 보수 정권이 정책적 협력을 도모할 것이다. 한미 양국은 대북정책에서 당근과 채찍의 조화를 추구할 것이다.

“전작권 이양 재협상 주목”


래리 닉시 의회조사국 선임연구원
이 당선자의 취임 이후에도 한미 양국의 대북정책에는 근본적인 변화가 없을 것이다. 기존의 대북 기조가 유지된다고 보면 된다. 다만 평화협정 체결 문제는 이 당선자가 미국 측과 조율해야 할 핵심 현안으로 부각될 것이다. 한미 양국 정부가 기존에 합의했던 전시작전권의 2012년 이양 문제도 아직 미제로 남아 있다. 한나라당은 전시작전권 이양 시기를 놓고 재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미 국방부는 예정대로 하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하고 있다.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사업에도 속도 조절이 있을 것으로 본다. 미국은 이 당선자가 개성공단에 입주한 기업에 노 대통령 정부처럼 보조금을 주는지 주시할 것이다. 기업이 정부 보조금에 의존해 투자해서는 안 된다는 게 미국의 기본 입장이다.

“대북 당근·채찍 구사할 것”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이 당선자와 부시 대통령은 공통의 안보관을 갖고 있고, 이는 한미관계를 돈독히 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북한이 핵무기 등으로 위협하는 상황이 어떻게 변화하느냐에 따라 한미 군사동맹 관계가 조정돼야 한다. 이 당선자는 대북 포용정책을 추진하되 조건을 분명히 할 것이다. 북한의 정치·경제체제 변화를 견인해낼 대북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북한이 이 당선자를 비난하면서 6자회담을 지연시키고, 한반도의 긴장지수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그렇게 나오면 이 당선자는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구사하면서 상호주의와 투명성을 강조할 것이다. 이 당선자는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자의 두 측면을 모두 가지고 있다. 두 노선 중 어느 쪽이 부각될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