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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전시/2000년대 전시

죽을 준비 하기도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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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어 그림 우록 유필근

죽을 준비는 어떻게 하는가

대장암 수술 후 내게 달라진 변화
 1. 몸무게가  약10kg 줄었다
 2. 머리카락이 뭉턱뭉턱 빠진다
 3. 거울 보기 싫다
 4. 먹는대로 화장실을 자주간다
 5. 외출 하기 싫다
 6. 대인 기피증이 생기다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져 우울증세가 보인다
정말 내가 초라하다
사람은 죽는다
암환자는 사형 날자를 받아 논 상태다

가발을 남편이 사가지고 왔다
마음에 안든다

거울속의 발랄하던  내모습은 어디가고 늙고 초라한 여인이 거기 서있다

내 주위를 정리 하자

인생은 한번 죽는 것인데 내 주위의 내게만 필요한 물건을 정리 하자
내 그림,원고 글 내옷 내가 떠나면 아무것도 내게 필요없다

나는 아무것도 생각이 떠오르지 않은 바보가 되여가고 있었다
그렇게 사오년이 훌적 지나갔다

나는 아직도 살고 있다

내 그간의 병고를 모르는 친지는 인사동에서 만나면 나를 몰라본다 
한참 기억을 더듬어 왜 그렇게 망가졌느냐 한다
요즘 작품 발표 않느냐  되묻는다

그래 나만 늙었나 저는 안 늙은 줄 아나 봐

질문 한 자도 늙어 나도 그를 못 알아 보았다

작품 발표? 죽을 자가 그게 뭐 필요 할까?

난 아직 안 죽었다

              오늘도 행복 가득 즐거운 하루 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