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외숙모님 23
명절에 꼬마 외숙모도 검은 벨벧 저고리를 만들어 가지고 오셨다. 이 분은 체수가 작기 때문에 외숙모가 입으시던 옷은 어린 내게만 맞았다.
외가 쪽 이모님이나 꼬마 외숙모님은 인사치례를 잘 하셨다. 부모님 생신이나 추석. 설은 꼭꼭 선물을 가지고 오셨다.
나는 꼬마 외숙모님을 좋아했다.
꼬마 외숙모는 외숙의 세 번째 부인(첩)인데 기생 20여명 가운데서 제일 착하고 어질게 보여서 외숙이 머리를 올려 주셨다한다. 세 번째 부인은 역적으로 몰린 양반집 딸이라 했다. 말씀이나 외모 행동이 우아하셨다.
사랑이란 오묘 한 것!
외숙의 조강지처는 아기를 낳으러 친정에 갔는데 잠자다가 아기가 젖에 눌려서 질식사 했다고 했다. 귀한 집 손인데 외할머니께서 내치셨다 한다. 어찌 아기가 젖에 눌려 질식사 할 때 까지 어미가 몰랐을까? 이분의 별명이 (맹추) 라 했다는데 무척 둔하셨나보다.
외할머니께서 외숙의 후처로 양반집 딸을 새로 들이셨는데 딸을 낳고 본처가 살아 있다는 것을 알고 실음실음 앓다가 세상을 떴다한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본처가 시댁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꼬마외숙은 외숙이 마음에 들어 하는 부인이다.
우리집에 큰외숙이 오실때에는 두분이 동부인하고 오신다.
내가 “꼬마 아주머님 ”하면
“꼬마는 빼고 그냥 아주머니라고 해라.”하셨다.
그분은 키가 작은 것 보다 꼬마라는 억양이 마치 작은집, 작은댁이라고 들리신 것 같았다.
“나도 양반집 딸이다.”
꼬마 외숙모는 영안군수 둘째 딸인데 집안이 역모로 몰락해서 망했다고 했다. 형제가 기생이 되었는데 큰 외숙이 예절바르고 마음씨가 고와 소실로 들인 것이었다.23
추억의 편린 23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