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서울 가시면 10
어머니가 서울 가시면 횃대에 벗어 놓으신 어머니의 다홍저고리를 붙들고 내가 울어댔다고 했다.
이 다홍저고리는 유정 아저씨가 원고를 받아 어머니께 최초로 선물 하신 옷이다.
여름에 감자를 캐고 알이 잔 감자를 썩히어 녹말을 만들면 물 갈아 줄 때 감자 썩는 냄새가 온 집안에 퍼져 코를 찔렀다.
그때에 마침 일인이 우리 집에 배를 얻으러 왔다.
어머니는 서툰 일어로 “닥상 게무시가 아리마스.”하고 쫓아내신 기억이 난다.
가을에 상한 배는 썩은 곳을 도려내고 큰 가마솥에 넣고 배 엿을 고우셨다. 이 엿은 구리 빛이 도는 검은 색으로 감기약이 되었다.
근처 사방 30여리에 소문이 나서 겨울이면 배 엿을 환자들에게 무료로 나누어 주셨다.
추억의 편린 10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