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나무의 애착 11
아버지는 가을에 석류나무 관리를 특별히 하셨다.
석류는 부모님 결혼식 때 앞마당에 주렁주렁 열렸던 기억으로 우리 집에는 유별나게 석류나무를 많이 심으셨다. 석류나무는 아열대 식물이기 때문에 한기를 많이 탔다.
석류나무의 겨울 채비는 무덤처럼 이랑을 깊게 파고 짚을 깔고 석류나무를 뿌리 채로 쓸어 넣고 또 짚으로 덮고 널빤지를 뚜껑처럼 그 위에 덮고, 마지막으로 그 위에 흙을 묘지처럼 봉긋하게 덮어주었다. 그래야 겨울에 동해를 입지 않는다고 했다.
가을에 배를 일부를 팔고 배를 지하창고에 저장했다가 겨울에 팔기도 했다
배 저장은 움막 같이 보이는 지하 창고에 있었다.
우리 집 광에는 먹을 것이 많았다.
석류를 따서 광주리에 수북이 담고 함지박에는 감을 켜켜이 담아 놓으면 떫었던 감이 숙성되어 연시가 되어 맛이 들고, 또 땡감은 겉껍질을 벗기어 말리면 곶감이 된다. 곶감은 그냥 먹기도 하고 겨울에 수정과를 만들어 먹으면 맛있다. 나는 감의 씨를 빼고 잣과 호두를 박아 곶감과를 좋아했다. 은행 호두 가래 밤 호박 고구마 감자 시레기 묵나물....
식재가 간식이며 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