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름다운 삶/어린 시절

할머니 안 때려?

 애 아빠가 미국에서 서울로 매튜를 데리고 온 날

아이가 처음으로 내게 한말을 나는 잊을 수가 없다

아이가 현고관에 들어서면서 신을 벗으며 나를 흘금 보더니

"할머니 언제 죽어?"가 내게 첫인사 말이었다.

 

아이는 한국말을 잘하지 못한다.

아이는 얼마나 불안할까

엄마와 함께 살 수없다는 것을 아이는 잘 알고 있었다.

 

미국에 가기 전, 세 살까지 한국에서 살기는 했지만  우리말을 듣고 말을 하는 것이 서툴다.

할머니 언제 죽어에는 할머니의 죽을 때가 궁금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오래오래 살라는 의미가 그 속에 숨어 있다고 생각했다.

매튜는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 시민권 소유자며 한국 사람이다. 애엄마는 미국 영주권자다.

이름도 미국 이름은 매튜고 한국 이름은 현수다. 

내년에 초등학교에 들어갈 7살 어린이다.

미국에서 엄마와 살 수없어 애아빠가 한국으로 데리고 온 것이다.

매튜가 18세가 될 때까지는 엄마와 떨어져 살아야 한다.

미국법은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자격을 갖추려면 온 가족이 마약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

외가 식구들이 교육받기를 거절했다고 한다.

그래서 매튜는 고아원으로 갈 수밖에 없는 처지에 있었는데  애아빠 아이를 한국으로 데려 온 것이다.

 

나는 매튜를 집 근처에 어린이 집에 보냈다.

매튜는 또래 어린이보다 머리 한 뼘쯤 더 컸다.

이 어린이 집은 유아들이 많고 내년에 초등학교에 갈 어린이는 몇 명 안됐다.

학부형이 다른 어린이 집을 소개해서 은혜 어린이 집으로 옮겼다.

어린이 집에 갔다 오면 매튜는 집에서 나와 동화책 읽기나 그림 그리기를 했다.

동화책을 읽을 때는 함께 책을 펴놓고 읽어주기도 하고 따라 읽게 했다.

그런데 내가 그림을 그릴 때에는 저도 그리고 싶어 해서 캠버스를 준비해 주었다.

재밌게 그림 놀이를 하다가 부주의해서 물통이 넘어져 바닥이 남색 물바다가 되었다.

내가 재빨리 마른 걸래를 가져다 바닥에 물을 닦는 동안에 매튜도 휴지를 가져다 물끼를 닦으며 내게 말을 걸어왔다.

매튜가 만든 흙놀이

"할머니 안 때려?"

"음?'

"엄마는 내가 잘못하면 때리는데.."

"약을 먹어서..."

매튜가 화장실에서 오줌을 서서 눗다가 변기 밖으로 오줌이 튀어서 엄마가 변기청소기로 머리를 때려 피가 철철 났다고 한다. 그래서 머리에 흉터가 있어서 박박이 머리는 못한다고 말했다.

매튜는 엄마가 때려서 흉터가 있다는 곳을 머리 숙여 내게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