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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것들/교양과 상식

어처구니 (於處軀)는 토우잡상

'어처구니'50센티도 채 안되는 토우 잡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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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박물관 어처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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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영추문 어처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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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어처구니






















어처구니는 중국 소설 서유기에 나오는 대당사부(삼장법사), 손행자(손오공), 저팔계, 사화상(사오정) 등 10가지 인물을 형상화한 잡상입니다.

1. 대성사부(삼장법사) 현장
2. 손행자 (송오공)
3. 저팔계
4. 사화상(사오정)
5. 이귀박
6. 이귀룡
7. 마화상
8. 천산갑
9. 삼살보살
10.나토우

어처구니는 하늘에 떠도는 잡귀와 살(煞)을 물리쳐 건물을 지킨다고합니다.
건물의 용마루 끝을 ‘어처구니’로 마무리하는 것도
건물에 재앙이 닥치는 것을 막는다는 신앙이 깃들어 있습니다.
 
경복궁같은 조선시대 궁궐의 전각(殿閣)이나 남대문같은 문루의 기왓지붕을 자세히 보면 사람이나 갖가지 기묘한 동물들의 모양을 한 토우(土偶 : 흙으로 만든 인형)들이 한 줄로 늘어서 있는데 이를 '어처구니'라고 합니다.
'어처구니없다' 가 '어이없다'와 동일하게 사용된 유래는 궁궐, 또는 성문을 짓는 와장(瓦匠)들이 지붕의 마무리 일로 어처구니를 올리는데, 이걸 실수로 잊어버리는 바람에 없는 경우 '어처구니없다'란 말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 어처구니를 궁전 건물과 궁궐과 관련된 건물에 한정해서 설치했기 때문에 아마 곧잘 잊어버렸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어처구니없는 것이 와장(瓦匠)의 입장에서 볼 때는 건축상의 아주 사소한 실수일지 모르지만, 왕이나 왕족 등의 입장에서 볼 때는 주술상으로 의미있는 왕조(궁궐) 위엄과 건물 안전에 대한 중대한 실수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숭례문의 어처구니 잡상 하나가 떨어져 나갔다고합니다.
그야말로 어처구니없는 화재로 국보 1호를 잿더미로 소실하기 전에 전조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현대과학 시대에 살면서 풍수지리적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곤란하지요.
‘대한민국의 자존심’ 숭례문을 지키지 못한 회한과 안타까움 때문에 그런 말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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