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생활 시작 13
1945년 산곡 간이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나는 학교 가기를 싫어했다.
언니를 놀렸던 죄도 있지만 학교가 멀었다.
후에 알았지만 내가 언니를 놀려서 학교에 못들어 간 것이 아니라 나이가 어려서 입학이 허락되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길을 가다가 잘 넘어졌다. 얼굴과 무릎이 성할 날이 없이 다치었다.
어머니는 매채를 치마폭에 가리시고 학교 가는 나를 동구 밖까지 따라오셨다. 내가 걷지 않고 멈추면 어머니는 살짝 매채를 꺼내시는 척 흉내를 내신다.
나는 뒤돌아보고 한 발자국씩 앞으로가고 또 뒤돌아보아 어머니가 잠자코 계시면 서 있기를 되풀이. 어머니치마폭의 매채가 밖으로 나오면 나는 그제야 걸어서 학교에 갔다.
어머니 덕에 결석을 하지 않고 학교를 잘 다녔다.
나는 놀기에 바빠 숙제를 잘 잊어 버렸다. 학교 갈 시간이 되면 울면서 학교에 안 간다고 떼를 쓰면 어머니는 나를 대신해 숙제를 해 주셨다.
어떤 때는 그림 숙제도 해 주셨다.
가지를 그려 주시기도 하고 국화를 오려주시기도 했다. 그것이 교실 뒤쪽 칠판에 붙어 있었다. 나는 부끄러워 어머니가 그려주신 그림을 보지 않으려고 숨어 다녔다.
추억의 편린 13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