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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삶/어린 시절

추억의 편린 39당질 결혼식의 떡을 ...

39당질 결혼식의 떡을 ...

 

아버지의 사촌 아들의 결혼식 때 떡을 해오라고 갑자기 부탁을 해왔었다고 한다. 이 아버지의 사촌은 아버지를 어머니에게 중매를 하신분이다. 우리 오빠 결혼 할 때는 술로 부주를 했기 때문에 부모님도 술로 부주를 하시려고 준비를 했는데 큰댁 할머니께서 갑자기 떡을 해오라고 하셔서 어머니는 부랴부랴 떡을 만드시려고 떡쌀을 물에 담그셨다. 쌀이 불려서 떡쌀을 만들려면 6시간 이상 걸린다. 저녁때가 되어서 쌀을 일고 방앗간에서 쌀을 빻아야 하셨다. 이 때 어머니는 임신 9개월 만삭의 몸이셨다. 그래도 새 며느리에게만 맡길 수 없어 동네 아낙과 부전이가 방아를 밟고 어머니는 배가 불러 방아확을 맡으셨다.

만삭이 되셔서 몹시 힘들어 하셨다. 발 방아 짚는 것은 본래 4명이 밟아야 균형이 맡는데 이날 저녁은 며느리와 부전이 아랫집 아악 3명이 밟았다. 갑자기 방아꾼들이 뭐가 우스운지 깔깔 대고 웃었다. 그때 어머니는 무거운 배를 세우며 손을 방아 확 옆에 놓고 허리를 펴고 계셨는데 갑자기 방아공이가 빗나가 어머니 손을 쳤다. 어머니가 오른 손을 다치셨다. 아버지가 당황 하셔서 어머니 손에 소독약을 들이 붓고 소독을 해주셨다. 어머니는 신음 소리를 내시며 괴로워 하셨다. 나도 어머니가 아파하시는 것을 보고 울었다.

너희들이 울면 엄마는 더 아프다고 울지 말라고 아버지가 말하셨다. 손에서 피가 흘러 나왔다. 손을 많이 다치셨다. 다음날 서울병원으로 가셔서 수술을 하셨는데 오른손 가운데 손뼈가 으스러지셔서 뼈를 잇고 신경을 살리는 큰 수술이라 했다.

어머니는 얼마나 아프실까

어머니가 임신 중이라 아기도 위험한 상태라 했다. 다행이 어머니는 무사히 사내아기를 낳으셨다고 했다.

나는 어머니가 보고 싶고 아기도 보고 싶었다.

어머니는 한 달 이상 병원에 입원 하고 계셨다.

나는 두고두고 큰댁 할머니가 술을 떡으로 바꾸신 것을 원망 했다.

39추억의 편린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