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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삶/어린 시절

추억의 편린 43 어머니가 아픈 손으로 아버지의 수의를 지으셨다

43 어머니가 아픈 손으로 아버지의 수의를 지으셨다

 

194611일 저녁 때

모든 것이 꽈 !꽝 얼어붙은 추운 동지섣달 겨울.

할아버지를 가마에 태워 급히 신장에 있는 백부 댁으로 모셔갔다.

할머니는 안방에 있는 작은 유리창으로 밖을 연신 내다보시면서 아이 구 -아이 구 하시며 흐느끼셨다. 집안이 떠들썩하고 바쁘게 돌아갔다.

어머니가 팔에 기부스를 하시고 아기를 안고 아버지의 시신을 모시고 서울에서 돌아왔다.

모두 울었다. 눈물이 흘러 얼음 되어 차갑게 굳어갔다. 울음소리 까지 얼어 얼음처럼 굳어 날아갔다.

정말 아버지가 돌아가셨을까?

믿기지 않는 현실이 현실 되어 가슴을 아리게 했다.

아버지는 짐차를 타시고 장작짐칸에 동지섣달의 모진 바람을 맞으시며 어머니를 퇴원 시켜 데리러 서울로 가셨다. 조수석에는 동네 아기가 아파 병원에 가는 여인에게 양보 하셨다.

서울에 가신 아버지는 우선 어머니와 아기를 큰 고모님 댁으로 퇴원 시키셨다. 그리고 병원에 가셨는데 열이 내리면 좋을 거란 말을 듣고 어머니와 아기가 있는 고모님 댁으로 돌아 오셨다고 했다.

그 날 밤 어머니가 보니 아버지 얼굴에 땀이 촉촉이 나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낯빛이 파랗고 이상해서 밤중에 병원을 찾으니 병원 마다 문을 닫고 열어주지 안았다했다. 그 날 밤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그 당시 전국적으로 신탁통치반대로 의사들도 문을 닫고 왕진을 하지 않았다했다. 아버지의 병명은 디프테리아 전염병이었다.

그 이튿날 어머니가 아픈 수술한  손으로 손수 아버지의 마자막 입고가실  수의를 지으셨다고했다. 어머니가 훗 날 말씀 하셨는데 수의를 입으신 아버지의 모습이

네 아버지가 그렇게 잘생기셨더라. 코만 조금 오뚝 했으면...”

어머니가 아버지를 그리움의 말씀을 듣고 우리들은 또 다시 눈물을 흘렸다.

허무하고 허무한 것 !

추억이 편린 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