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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삶

할머니가 TV 꺼서 밥 안 먹어!

할머니가 TV 꺼서 밥 안 먹어!

아이방에서는 만화 영화의 소리가 요란하다.
나는 큰소리가 싫다.
“할머니 귀가 따가워 “
‘매튜야 좀 줄여줘. 할머니는 귀가 아파.”
아이는  뭐라고 영어로 중얼거리더니 소리를 더 크게 튼다.
매튜는 큰 소리가 좋단다.
내 표정이 싫다는 표정을 읽으면 약간 줄여준다.
너무 큰 소리는 듣기에 지장을 줄 터인데 후일에 청력에 문제는 안 생길지.
걱정을 한다.
나는 그때마다 창문이 잘 닫쳐있나 하고
아래층으로 소리가 새나가지 안도록 이중창을 꼭꼭 닫아 준다.

“할머니 컴퓨터 방에 있을게”하고 돌아서니
아이는 만화 영화를 보다가 컴 앞으로 달려 오면서 전원을 켠다.
“아빠 나왔어”혹시나 아빠와 전상통화를 할 수 있을까 기대를 하면서

그런데 매튜 아빠 준이는 메시지가 없었다.
매튜는 ID와 비밀 번호가 둘이나 된다.
컴을 켜고 고사리 같은 손으로 ID를 찾고 잘 안되면 할머니 도와 줘 한다.
그것도 써 주면 제가 한다고 내 손을 뿌리친다.
혼자서 한다는 것은 좋은 것이지만 어떤 때는 지나칠 때가 있다.
아이 방에서는 만화 영화의 소리가 요란하다.
나는 큰소리가 싫다.
“할머니 귀가 따가워 “

나는 아이의 빈방으로 가서 만화영화를 끄고 나왔다.
한시간 정도 컴 앞에서 게임도 하고 놀더니
재미 없다 하고 제방으로 돌아간다.

“앙 할머니가 내가 좋아하는 짱구는 못 말려 하는 거 할머니가 껐어 앙”
“또 할터인데”
“ 아냐 이 시간에 만 해 앙”
아이는 우는 표정을 지으며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또 영어로 내가 모르는 시간을 숫자로 말하면서 못 봤다고 떼를 쓴다.
컴퓨터 앞에 와서 전원을 끄고 제방으로 돌아갔다.
“이러면 안돼”
컴퓨터는 끌 때도 명령을 기다려야 해”

“앙 앙 못 봤단말야 내가 좋아하는 만화”
아이는 못 본 만화 영화에 미련을 가지고 약 한 시간 가량 화풀이를 했다.
 
 나는 거실로 나와서 TV를 켜고 모처럼 나만의 시간을 가질려고 TV를 켜니 매튜가 거실로 나오더니
“ 내가 좋아하는 만화 못봤어”
내가 보는 TV를 끄고 제방으로 들어간다.
오늘은 절두산에 성지를 4시간이나 돌고 와서 나도 아이도 피곤하다.
잠시 거실 의자에 앉아 있었더니 그래도  약간에 피곤이 가시었다.

돌아 올 때  불광시장에서 동태전을 떠왔는데 너무 피곤 하여 냉장고에 넣어 두었는데 동태전을 부치기로 했다.

“할머니 난 배가 고픈데 밥 안 먹을 꺼야 할머니가 내가 좋아하는 TV를 꺼서”

“할머니가 매튜 좋아하는 동태전을 부쳤는데 먹고 싶으면 먹어”
“먹기 싫으면 안 먹어도 돼 매튜 마음대로 해”
“난 배가 고픈데  밥 안 먹을꺼야”

식탁에 커다란 접씨에 통태전을 늘어 놓고 밥도 조금 떠서 놓고 언제든지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다시 컴 앞으로 왔다.

‘”난 배가 고픈데 안 먹을꺼야 할머니가 TV를 꺼서”
“할머니가 미안해 내가 사과 할께.”
“그런데 너도 할머니 보는 TV 껐지.  또 컴퓨터도 끄고 너는 두 가지를 잘못했는데 할머니는 참고 있단다.”
내가 지금 여섯살 꼬마마 심리전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달래서 동태전으로 배를 채우고 화해를 했다.

할머니가 쓰는 유치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