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 1953년 5월 어느날
군에 입대한 둘 째 오빠가 휴가를 왔다.
거문다리 집으로 이사를 한 것을 보고 오빠는 이것저것 집안 살림을 챙겼다. 곡광의 양식을 챙기고 겨울까지 땔나무를, 뒤 곁에 장작도 쌓아 놨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큰 오빠가 살림을 했는데 큰 오빠가 많은 식구를 위하여 새로운 것을 시작했다. 과수원의 배나무를 베고 일년감과 개구리참외를 심고 새로운 농작물을 가꾸어보려 했는데 한국에서는 토마토의 좋은 점을 아직은 몰랐다. 큰오빠는 부인과 아기를 데리고 서울로 이사를 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 하려면 자본이 필요해서 땅을 팔고 집을 팔고 겨우 먹고 살만큼만 남겨 놨다.
작은 오빠는 우선 밥 먹는 식구를 줄이자고 했다. 섬봉이와 박 서방을 내보자고 했다. 박 서방은 도지를 받아 본가로 돌아가고 섬봉이는 군에 보내자고 했다.
농사일은 도지를 주어 관리 하자 했다. 그래도 어머니 일손을 돕는 간난이는 데리고 있기로 했다.
작은 오빠가 군으로 되돌아가고 우리식구는 어머니 ,큰언니 작은 언니 나 그리고 어린 동생 둘 여섯 식구가 남았다. 간난이 까지 일곱이다..
큰 언니는 산곡 국민학교 선생. 그리고 작은언니. 나. 남동생은 국민학교 학생 막내는 다섯 살.
내가 집안일을 돕는 것은 마루 닦기. 봉당 쓸기. 가끔은 마당도 쓸었다. 둘째언니는 어머니를 도와 부엌살림을 돕고 가끔은 빨래도 했다. 간난이는 어머니를 도와 부엌일도 돕고 동생을 돌보기도 하고 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