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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여해룡 시인의 들녁의 핀 노래들녁의 핀 노래

들녁의 핀 노래

                시인   여해룡

강 건너 들녁에

나루터가 있어 

설익은 전설이 서리어 드는데


희떠운 묏갓 되련만

메아리도 없이

이끼 말라빠진 바위에 노을이 익고

마지막 연륜이 꽃으로 하여 숨지는 보람의 기틀

건넛 동리 뿌연 연기사

북풍을 반기려는 자세


강이 끝난 지평선 위엔

멋없는 구름떼가 피어오르는데

서릿발에 파란 싹을 한거번에 심고야


들녁은

차라리 허전을 충만되이 살 테지만

엷은 갈증에 여운이 일고

새어가는 노을이 거북하게 많은가 보다


바람은 억센

억새풀꽃 노래


석인 여해룡의 시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