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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서 천년 광화문 지킨다[금강소나무]

금강소나무 ‘죽어서 천년’ 광화문 지킨다
 

29일 강릉에서 벌어진 광화문 복원용 소나무 벌채 및 위령제 행사에서 문화재용 목재로 지정된 금강소나무(수령 150년)가 벌채되고 있다. 강릉|이상훈기자
“어명이요.” 29일 오전 강원 강릉 성산면 보광리. 이상인 강릉국유림관리소장이 손도끼로 근부를 박피한 뒤 다시 ‘어명’임을 3번 외치면서 ‘산’이라는 극인(도장)을 찍었다.

광화문 복원에 쓰일 금강소나무의 원혼을 달래는 위령제를 끝내고 본격적인 벌채에 들어가는 순간이었다. 금강소나무는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재질이 단단하고 잘 썩지도 않는 우수 수종이다. 이젠 ‘죽어 천년동안’ 수도 서울의 심장인 광화문을 지키게 될 금강소나무는 흉고(사람 가슴높이에서 잰 지름)가 50~90㎝(수령 80~250년)인 우수종. 이번에 26본이 공급된다. 이날 시범 벌채된 소나무(지름 94㎝, 높이 20m)는 수령 150년에 이르며 시가 800만원에 달한다. 1㎥당 154만원의 가치가 있다는 것. 벌채된 나무는 헬기로 이송될 예정이었으나 비가 내리는 바람에 이뤄지지 않았다. 행사에는 광화문 복원을 책임지는 대목장 신응수씨를 비롯, 100여명이 참석했다.

김용하 동부지방 산림청장은 “겉으로 보기에 좋은 나무라도 속이 비어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하지만 신응수 대목장은 한눈에 속이 튼실한 나무들을 골라냈다”며 감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