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름다운 삶/어린 시절

추억의편린 57 내 놀이터


57 내놀이터

우리 집 텃밭 뒤로 밤나무들이 있는데 밤나무사이에 작은 원두막을 짓고 언니들과 동네 친구들이 모여 수를 놓으며 놀았다. 또 심심하면 실뜨기도 하고 공기놀이도 하고 곤충 채집도 하였다. 놀다가 싫증이 나면 텃밭에 가서 오이도 따먹고 딸기. 복숭아도 따먹고...

밀집이나 보리 집으로 매미 집을 만들어 매미나 여치를 잡아 가두기도 했다. 매미는 매미 집에 가두면 울지를 아니했다.

여름에 매미도 잡아보기도 하고 잠자리를 잡아 시집을 보내기도 하며 재밌게 지냈다.

놀다가 오줌이 마려우면 원두막에서 내려와 아무데나 치마를 걷어 올리고 볼일을 보았다. 어머니가 여자애들이 풀숲에서 볼일을 보는 것을 보시고 대추나무 사이에 작은 헛간변소를 지어 주셨다. 벽을 돌로 쌓고 흙으로 마감을 하고 지붕은 짚으로 덮었다. 안채에서 지피는 아궁이의 재를 모아 놓고 한견에는 오줌동이 똥장군도 마련되어 있었다. 또 신기한 것은 넓직한 돌 둘을 한자 사이로 벌려놓고 이 돌 위에 앉아 볼일을 보고 재를 덮고 그것을 거물개로 쳐서 뒤로 보내어 거름으로 쓰는 것이다.

우리 집은 신문지나 헌책 같은 종이가 많아 종이를 사용했지만 종이가 없으면 짚을 보드랍게 문질러 뒤처리를 했다.

안채의 화장실은 커다란 탱크를 만들어 땅에 묻고 튼튼한 널빤지를 깔고 구멍을 내어 사용했다.

나는 항상 무서웠다. 화장실에 빠지면 어쩌니 오물통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조심을 했다. 그래도 소변은 요강이 있어 다행스러웠다.

추억의 편린 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