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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고상한 사람들이 사는 보석 같은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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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류소설가 펄 벅은 장편소설

‘살아 있는 갈대’에서 한국을 ‘고상한 사람들이 사는 보석 같은 나라’로 표현했다.

그녀의 극찬은 한국에서 겪었던 특별한 체험 때문이었다.

1960년 펄 벅이 소설을 구상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여사는 늦가을에 군용 지프를 개조한 차를 타고 경주를 향해 달렸다.

노랗게 물든 들판에선 농부들이 추수하느라 바쁜 일손을 놀리고 있었다.

차가 경주 안강 부근을 지날 무렵, 볏가리를 가득 실은 소달구지가 보였다.

그 옆에는 지게에 볏짐을 짊어진 농부가 소와 함께 걸어가고 있었다.

여사는 차에서 내려 신기한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다.

여사가 길을 안내하는 통역에게 물었다.

“아니, 저 농부는 왜 힘들게 볏단을 지고 갑니까? 달구지에 싣고 가면 되잖아요?”

“소가 너무 힘들까 봐 농부가 짐을 나누어 지는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지요.”

여사는 그때의 충격을 글로 옮겼다.

“이제 한국의 나머지 다른 것은 더 보지 않아도 알겠다.

볏가리 짐을 지고 가는 저 농부의 마음이 바로 한국인의 마음이자,
오늘 인류가 되찾아야 할 인간의 원초적인 마음이다.

내 조국, 내 고향, 미국의 농부라먼 저렇게 힘들게 짐을 나누어 지지 않고,
온 가족이 달구지 위에 올라타고 채찍질하면서 노래를 부르며 갔을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농부는 짐승과도 짐을 나누어 지고 한 식구처럼 살아가지 않는가.”

구한말 개화기에 한 선교사가 자동차를 몰고 시골길을 가고 있었다.

그는 커다란 짐을 머리에 이고 가는 할머니를 보고 차에 태워드렸다.

저절로 바퀴가 굴러가는 신기한 집에 올라탄 할머니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뒷자리에 앉은 할머니는 짐을 머리에 계속 이고 있었다.

“할머니, 이제 그만 내려놓으시지요?"

선교사의 말에 할머니는 순박한 웃음을 지으며대답했다.

“아이고, 늙은이를 태워준 것만 해도 고마운데,어떻게 염치없이 짐까지 태워달라고 할 수 있겠소?”

차를 얻어 타고서 차마 머리에 인 짐을 내려놓지 못하는 선한 마음이 우리의 모습이었다.

이어령 장관의 부친은 6·25의 피난 때에도 남의 밭을 밟지 않으려고 먼 길을 돌아왔다고 한다.

그 때문에 가족들이 오랫동안 가슴을 졸이며 아버지를 기다려야 했다.

백의민족의 가슴에는 이런 선한 피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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