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한국 문화가 숨 쉬는 곳, 문화의 성지 같은 곳이다.
화가들은 대부분 일주일 단위로 전시를 한다. 수요일에 오픈하고 다음 주 화요일에 작품을 걷는다.
수요일 오후가 되면 인사동은 살아 움직인다.
작품을 실은 차들이 오고 울긋불긋한 축하 화환이나 꽃다발도 따라오고 축하 손님도 모인다.
인사동에 수요일에는 한주의 축하 모임이 시작된다. 곱게 차려입은 손님들에 모습은 즐겁게 보이며 새로운 볼거리로 문화가 충만된 모습에 당당함이 엿보인다.
인사동은 목요일에 나가야 작품을 찬찬이 볼 수 있다. 목요일은 수요일 오픈에 들떠 있던 기븐이 가라앉고 차분한 미음으로 작품을 감상하는데 도움이 된다. 혼자서 사색을 하면서 조용히 즐길 수 있다. 덤으로 작가에게 직접 작품 설명도 들을 수 있는 기회도 셍긴다.
나는 개인적으로 경인미술관을 좋아한다. 거기에는 600여 평의 넓은 대지에 1.2.3 아트리에. 5.6관에 전시관이 있고 정원이 있다.
또 전통 다원이 고풍스러운 한옥에서 우리의 전통차맛을 우린다. 고즈넉한 정원을 바라본다.
동서양화, 조각. 섬유 예술. 퀼트...
6개의 전시관을 천천히 감상하고 전통다원에 앉아 오미자차 한 잔을 시켜 놓고 상념에 젖어본다.
이 경인 미술관은 구한말 실학 운동가 박영효(1861~1939)가 한 때 살던 집이며. 박영호는 철종의 딸 영혜 옹주와 결혼하여 부마가 되었는데 옹주가 결혼 3개월 만에 병사했다고 한다. 박영효 하면 일본 수신사로 갈 때 배안에서 태극기를 그리고 사괘를 그려 갔다는 얘기로 유명한데 고종이 국기의 필요성을 느껴 제작하고 박영효가 배안에서 그렸다고 한다.
박영효의 후처의 동생과 내 모친의 혼사 말이 오고 갔다는데 내 큰 외삼촌이 후처의 동생이라고 적극 반대하셨다는 말을 들렀다.
내 큰삼촌 김유근은 기인이시다.
동생들 교육을 위해서 전라도에서 화선지를 마차로 사다가 홍두깨로 반들반들 다시 다듬어 쓰게 하셨다 한다. 형제자매에게 장안에 유명한 독선생을 모셔다가 한학과 붓글씨를 가르치셨다한다.
어머니의 고모가 3분, 형제자매가 8남매 화선지가 많이 필요했다고 생각한다.
큰 이모는 활발하시고 머리가 좋아 글을 빨리 습득하시고 숙제도 빨리하시고 마당에 있는 느티나무에 올라 밖을 내다보시기를 잘하셨다고 한다.
일곱째 김유정 삼촌은 한학과 붓글씨 하모니카와 바이올린까지 독선생을 두고 배우셨다한다. 한학을 배움으로써 학교에 가서 공부를 잘해서 월반을 하셨다 전한다. 또 산골에 오시면 하모니카와 바이 올링도 멍석을 깔고 연주하셨다 한다
. 김유정 삼촌이 후에 유명한 동백꽃 작가 소설가시다.
여자 형제 중 여섯째 막내 이모 부흥은 숙명여고를 다니셨는데 글 솜씨도 좋아 신문에 글이 몇 번 실리고 인물도 예뻐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남학생이 따라다녀 야단을 치셨더니 말이 없고 우울증에 빠졌다전 한다.
내 어머니는 결혼하여 시아버지께서 여류 문장가라고 칭송하셨다.
나는 어렸을 때 학교 가기를 싫어했다. 노는데 정신이 빠져 숙제를 하지 않고 아침에 학교 갈 때쯤이면 학교에 가기 싫다고 떼를 쓰면 어머니는 나를 앞세워 학교 가기를 채촉하셨다. 이제 80여 년이 지난 후인데 동네 할머니가 할머니가 그 학교 가기 싫다고 떼를 쓰던 아가씨냐고 묻는다. 어머니는 매체를 치마폭에 감추시고 내가 앞으로 가면 걸음을 멈추시고 뒤를 돌아보고 가지 않으려 하면 치마폭에서 매체를 살자 꺼내 보이시면서 재촉하셨다. 어머니의 매체 얘기를 듣고 웃었다.
내 초등학교 1학년 때일이다.
교실 뒤편에 가지 그림이 붙어 있었다.
나는 그 가지 그림을 피해 다녔다. 어머니가 그려주신 그림이기 때문에 양심이 부끄러웠다. 그 가지 그림은 내 이름이 쓰여 있는 어머니의 그림이었다.
어머니 세대는 전라도에서 화선지를 사다가 홍두깨를 입혀 썼고 우리 세대는 물질 만능 세대라 질이 좋은 화선지가 많다 반면 기계지도 있다. 그 후로는 나는 그림을 열심히 그려서 반에서 제일 그림을 잘 그렸다는 말을 들을 때까지 남 보다 더 잘 그리려고 노력했다.
덕택에 나는 화가가 되었다.
내가 지금 문학하는 화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