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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 그랑프리(GP) 처녀출전 ‘A1 팀 코리아’

A1 그랑프리 처녀출전 ‘A1 팀 코리아’

국가 대항 자동차 경주인 A1 그랑프리(GP)에 사상 처음 출전한 'A1 팀 코리아'

황진우선수는 한국에서는 내로라하는 특급 드라이버지만 4500cc 페라리 엔진에서 600마력의 힘을 뿜어대는 ‘괴물 머신(경주용 자동차)’은 쉽게 길들여지지 않았다. 그는 "경차만 몰다가 난생 처음 스포츠카를 탄 기분도 이렇지는 않을 것"이라며 고개를 흔들었다.

전에 몰았던 차와는 차원이 달랐다.

좁디좁은 콕핏(운전좌석)은 갑옷처럼 황진우를 옥죄었다. 스티어링휠은 1mm만 잘못 움직여도 차체가 무섭게 흔들렸다. 머신을 지면에 밀착시켜 초고속 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다운 포스는 드라이버의 온몸을 동시에 밟아댔다.
타이어와 서킷의 접지력을 제대로 가늠하기 못하고 속도를 높이다가 아찔한 순간을 맞이하기도 했다.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도 그가 전에 몰던 차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예민했다. 300km에 육박하는 속도를 낼 때는 시야가 야구공 만큼 작아졌다.

코너를 돌 때마다 가냘픈 목을 뒤흔드는 힘을 두고 그는 “롤러코스터를 탈 때의 20배는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황진우는 1993년 ‘지옥의 레이스’라 불리는 파리-다카르 랠리에 참가한 황운기(57)씨의 아들이다. 아버지 덕분에 한국인으로는 드물게 15세 때 카트에 입문해 차곡차곡 국내 정상급 드라이버로 성장했다. 하지만 세계의 벽은 높았다.

그렇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A1 GP는 중국•뉴질랜드•남아프리카공화국•영국 등 5대륙을 돌며 내년 5월까지 모두 9차례 더 열린다. 김정용 A1 팀 코리아 구단주는 “한국의 도전은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A1 GP= 세계 최고의 자동차 경주인 F1과의 경쟁을 선언하며 2005년 출범했다. BMW, 혼다 등 제조사를 앞세운 F1과 달리 동일한 성능의 머신(배기량 4500cc•600마력•페라리엔진)을 타고, 국가 대항전으로 치러지는 점이 다르다.

 

황진우 쓰디 쓴 신고식 “A1통해 모터레이싱 붐업 바란다”
황진우를 드라이버로 내세운 ‘A1 팀 코리아’가 4일 네덜란드 잔트푸르트에서 열린 A1GP 2008~2009 시즌 개막전 예선에서 참가한 17개국 중 15위에 머물렀다. 네번째 바퀴에 차가 멈춰서 포기했지만 세 번째 바퀴에 작성한 1분33초020의 기록을 인정받았다. 한국보다 아래인 2개국은 준비가 미비해 예선에 참가하지 못했으니 꼴찌나 다름없는 성적이다. 세계 무대를 향한 한국의 첫번째 도전은 이토록 험난했다.



황진우는 15세 때 카트에 입문한 그는 17세 때 처음 출전한 국내 포뮬러대회에서 우승을 했다.
2005년과 2006년에는 잇달아 국내 GT레이스를 석권했다. 올해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무대인 일본 슈퍼 GT로 활동 폭을 넓히다가 한국의 대표 드라이버로 A1GP에 출전했다.

그는 “경차를 몰다 페라리를 탄 기분도 이렇지 않을 것”이라고 출전한 소감을 말했다. A1GP에서 사용하는 머신은 배기량 4500cc, 600마력의 힘으로 300km 가까운 스피드를 내는 ‘괴물 머신’이다. 지금껏 타던 차와는 차원이 달랐다. 지면과 타이어의 접지력,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를 밟는 느낌 등 모든 것이 낯설었다.

하지만 황진우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A1GP를 통해 한국의 모터 레이싱이 붐업된다면 더 바랄 게 없다”며 “좋은 후배가 나타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 진학도 포기한 채 모터 레이싱에 입문한 그는 국내 모터 레이싱 드라이버의 1세대인 황운기(57)씨의 아들이기도하다. 황운기씨는 1993년 죽음의 레이스라 불리는 ‘파리-다카르 랠리’에 출전한 바 있다. “학업을 포기한 것을 후회한 적도 있지만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는 그는 “앞으로도 모터레이싱의 발전에 보탬이 되고 싶다. 나중에는 파리-다카르 랠리에 함께 출전하겠다는 꿈도 있다”고 말했다. 파리 다카르 랠리는 한 명의 운전자와 한 명의 내비게이터가 팀을 이뤄 출전한다.

이번 시즌 A1 GP는 9차례가 남아있다. 호주•남아프리카공화국•영국 등 전 세계를 돌며 내년 5월까지 열린다. 신고식을 쓰디썼지만 황진우의 도전은 이제 시작일뿐이다.

A1 그랑프리 처녀출전 ‘A1 팀 코리아’